암젠(Amgen)은 미국 제약 업계에서 올들어 가장 큰 화제를 낳고 있는 기업의 하나이다. 이 암젠이 최근 매우 상반된 두 모습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타브네오스(Tavneos)의 늪에서 아직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제품들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암젠의 희귀 혈관염 치료제 타브네오스(Tavneos, 성분명 avacopan)가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 문제는 일반적인 부작용 경고나 추가 자료 요구 수준이 아니다. FDA는 타브네오스의 핵심 임상 시험 결과가 부적절하게 변경됐으며, 최초 분석 결과가 FDA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임상 자료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심각한 간 손상과 사망 사례까지 보고됐다.
반면, 암젠의 신제품인 콜레스테롤 치료제 레파타(Repatha), 갑상선 안병증 치료제 테페자(Tepezza), 희귀 질환 치료제 업리즈나(Uplizna), 폐암 치료제 임델트라(Imdelltra)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만 치료 후보 물질 마리타이드(MariTide)에도 대규모 3상 임상 시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제약업계에서는 암젠의 미래와 관련, 타브네오스 파동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암젠이 신제품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넓혀가고, 나아가 FDA와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타브네오스 논란의 출발점 — 치료 효과가 없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타브네오스는 몸의 면역체계가 작은 혈관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중증 ANCA 관련 혈관염(AAV)을 치료하는 먹는 약이다. 이 병은 신장과 폐 등 주요 장기가 손상될 수 있는 희귀 질환이다. 타브네오스는 기존 면역 억제제와 스테로이드 치료에 추가해 사용하도록 2021년 10월 FDA 승인을 받았다. FDA는 타브네오스가 스테로이드를 완전히 없애는 약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FDA의 타브니오스 승인철회 제안
문제의 핵심은 승인을 뒷받침했던 3상 임상 시험 ‘ADVOCATE’의 결과 처리 과정이다. FDA가 공개한 24쪽짜리 승인 철회 제안서에 따르면, 임상 시험 자료를 최종 확정한 뒤 처음 실시한 분석에서는 타브네오스 투여군이 비교군보다 52주째 지속 관해, 즉 병이 가라앉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 통계적으로 우월하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환자가 타브네오스를 받았는지 알고 있던 회사 측 관계자들이 환자 9명을 다시 판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중 타브네오스 투여 환자 5명의 결과가 ‘지속 관해에 도달하지 못함’에서 ‘지속 관해에 도달함’으로 바뀌었다. 이 변경 이후에야 타브네오스가 비교군보다 통계적으로 우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FDA는 최초 분석 결과, 환자 재판정 과정이 통계적 결론을 바꿨다는 사실이 신약 허가 신청서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FDA의 타브니오스 승인철회 제안서 PDF
이 때문에 FDA는 2026년 4월 27일 두 가지 법적 근거를 들어 승인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제안했다.
- 승인된 용도에서 타브네오스의 효과가 ‘상당한 증거’로 입증됐다고 더 이상 볼 수 없다.
- 승인의 근거가 된 신청서에 중요한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FDA는 “타브네오스가 효과적이라는 유효한 입증이 현재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했다고 더 이상 결론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효과의 크기가 작다는 평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FDA가 승인 근거 자체의 신뢰성을 부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FDA 공식 발표

<NEJM 논문 철회 — 학술적 신뢰도까지 무너졌다>
ADVOCATE 시험 결과는 2021년 세계적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됐다. 그러나 NEJM은 2026년 6월 29일 이 논문을 공식 철회했다. 논문에 참여했던 학계 연구자 두 명은 FDA 조사에서 환자 9명의 주요 평가 결과가 데이터 확정과 시험의 눈가림 해제 이후 다시 판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이러한 과정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논문 철회를 요청했다. NEJM 편집진은 이 과정이 논문에 공개되지 않았고 올바른 연구 수행 방식과 맞지 않는다며 논문을 철회했다. NEJM의 공식 철회 공고
논문 철회는 단순한 문구 수정과 다르다. 해당 논문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학술지의 공식 조치다. 특히 이번 논문은 타브네오스의 미국과 유럽 승인을 뒷받침한 중심 자료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철회 표시가 붙은 ADVOCATE 논문
다만 논문 철회가 곧바로 타브네오스의 미국 승인을 자동 취소하는 것은 아니다. FDA의 행정 절차와 학술지의 논문 철회는 서로 다른 절차다. 그러나 암젠이 FDA 앞에서 기존 임상 시험의 신뢰성을 방어하기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셈이다.
<별도로 커진 간 손상 문제>
임상자료 논란과 별개로 안전성 문제도 커졌다. FDA는 2026년 3월 타브네오스와 관련해 약물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간 손상 사례 76건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74건은 중대한 결과를 보였고, 54명은 입원했으며 8명은 사망했다. 7건에서는 간 안의 작은 담관이 점차 파괴되는 희귀하고 심각한 질환인 ‘소실성 담관 증후군’(vanishing bile duct syndrome·VBDS)이 확인됐다. FDA는 환자가 심한 피로, 메스꺼움, 구토, 가려움, 피부나 눈의 황달, 짙은 소변, 오른쪽 윗배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시 의료진에게 연락하도록 권고했다. 의료진에게는 간 손상이 의심되면 타브네오스를 중단하도록 당부했다. FDA 간 손상 안전성 경고
암젠은 간 독성이 이미 미국 처방 정보에 포함된 위험이며,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타브네오스로 치료받은 8,000명 이상의 환자 가운데 심각한 간 손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사망 사례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VBDS 사례가 주로 일본의 65세 이상 환자에게서 보고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암젠의 자체 설명이며, FDA가 집계한 전 세계 시판 후 자료에는 사망 사례가 포함돼 있다. 암젠의 환자·의료진 안내
즉 “미국 내 사망 관련 사례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암젠의 설명과 “전 세계적으로 타브네오스와 인과 관계가 의심되는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는 FDA의 발표는 서로 모순되는 말이 아니다. 기준으로 삼은 지역과 자료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은 미국보다 한발 앞서 퇴출 방향으로 움직였다>
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2026년 6월 26일 타브네오스의 유럽 판매허가를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EMA는 ADVOCATE 시험이 임상 시험 관리 기준을 위반했고, 승인 신청 때 제출된 자료가 부정확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효과를 입증하는 근거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시판 후 자료와 추가 분석도 타브네오스의 이익을 독립적으로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EMA는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 새로운 환자에게는 타브네오스 치료를 시작하지 않는다.
- 이미 사용 중인 환자는 적절한 대체 치료로 바꾼다.
- 환자가 임의로 약을 끊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도록 한다.
다만 CHMP의 권고 자체가 최종 법적 취소 결정은 아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최종 결정 절차가 남아 있다. EMA 공식 발표
유럽에서는 암젠의 협력사 CSL Vifor가 규제 기관과의 후속 협의를 담당하고 있다. 영국 규제 당국도 이 문제를 검토 중이지만, 공개된 자료 기준으로 영국 판매 허가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로이터의 EMA 결정 보도
<암젠의 대응 — 독립적인 재분석과 환자 경험을 함께 제시>
암젠은 2026년 7월 23일 FDA에 추가 자료와 분석을 제출하고 정식 청문을 요청했다. 회사는 FDA의 승인 철회 제안에 강하게 반대하며, 전체 증거를 종합하면 타브네오스가 법률상 요구되는 효과 입증 기준을 충족하고 이익·위험 균형도 긍정적이라고 주장한다. 암젠의 7월 23일 공식 입장
암젠이 내세우는 핵심 자료는 다음과 같다.
- 듀크임상연구소(Duke Clinical Research Institute)가 실시한 독립적으로 재분석했음
- 타브네오스 승인 이후 실제 의료 현장에서 축적된 자료
- 추가적인 임상·안전성 분석
- 기존 치료의 부담과 한계
- 환자와 의료진이 경험한 치료 효과 및 치료 선택권의 필요성
암젠에 따르면 듀크 연구진은 원래의 환자 자료와 사전에 정한 판정 기준을 이용해 ADVOCATE 시험의 핵심 결과를 다시 평가했다. 그 결과가 기존 시험 결과와 “대체로 유사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2026년 8월 2일 현재 세부 분석 자료가 동료 심사를 거친 논문으로 완전히 공개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외부 전문가들이 판정 대상, 통계분석 방법 등을 직접 검증하기 전에는 회사의 요약 발표 이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암젠의 타브니오스 질의응답
BioSpace는 암젠이 환자와 혈관염 관련 단체의 의견까지 포함해 타브네오스를 방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자 경험은 희귀 질환에서 치료 부담과 미충족 수요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다. 그러나 환자의 긍정적 경험이나 실제 사용 자료만으로 승인 당시 중추 시험의 분석 절차와 미공개 문제를 지울 수는 없다. BioSpace 보도
따라서 암젠의 방어가 성공하려면 “이 약이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환자가 많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다음 질문에 설득력 있게 답해야 한다.
- 최초 분석과 재판정 과정을 왜 FDA에 모두 공개하지 않았는가.
- 논란이 된 환자 9명을 제외하거나 보수적으로 분석해도 효과가 유지되는가.
- 듀크의 재분석은 회사의 영향에서 충분히 독립돼 있는가.
- 간 손상 위험을 고려한 뒤에도 치료상의 이익이 더 큰가.
- 기존 면역 억제제와 스테로이드 치료보다 환자에게 제공하는 임상적 이익이 어느 정도인가.
<앞으로의 FDA 절차 — 청문은 아직 보장된 것이 아니다>
일부 보도에서 ‘FDA 청문’이 이미 열리기로 확정된 것처럼 표현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암젠이 청문을 요청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한 단계다. FDA는 암젠이 제출한 자료에 심리가 필요한 ‘진정하고 중대한 사실 쟁점’이 있는지를 먼저 판단한다. 충분한 쟁점이 있다고 인정하면 정식 청문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제출 자료만으로 그러한 쟁점이 없다고 판단하면 FDA는 청문을 허용하지 않고 약식 판단을 통해 승인을 철회할 수 있다. FDA의 통지문은 단순한 주장이나 부인만으로 청문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FDA 승인철회 제안서의 청문절차
최종 결정 전까지 타브네오스는 미국에서 FDA 승인 의약품으로 남아 있고 처방도 가능하다. 그러나 FDA는 환자와 의료진이 타브네오스와 대체 치료의 이익·위험을 함께 논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환자가 스스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FDA 판단에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구체적인 최종 결정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타브네오스가 퇴출되면 암젠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가>
단기 매출만 보면 타격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암젠의 2026년 1분기 총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한 86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타브네오스 매출은 1억1,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지만, 암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에 불과하다. 암젠 2026년 1분기 실적
따라서 미국과 유럽에서 타브네오스가 철수하더라도 그 제품 하나 때문에 암젠 전체의 재무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질적인 영향은 작지 않다.
첫째, 암젠은 타브네오스를 보유한 ChemoCentryx를 2022년 약 37억 달러에 인수했다. 타브네오스는 당시 사실상 핵심 인수 자산이었다. 승인이 철회되면 인수 판단과 실사 과정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BioPharma Dive의 관련 분석
둘째, FDA가 문제 삼은 행위는 암젠의 인수 이전에 ChemoCentryx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이를 암젠이 직접 임상자료를 조작한 사건으로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암젠은 현재 허가 보유 회사의 모회사로서 약의 판매와 규제 대응 책임을 지고 있다.
셋째, FDA가 ‘중대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신청서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승인을 철회한다면, 일반적인 임상 실패나 부작용 경고보다 회사의 규제 신뢰도에 더 큰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암젠의 현재 성장 동력 — 기존 제품 사이에서도 뚜렷한 세대 교체>
암젠의 2026년 1분기 실적을 보면 회사 안에서 제품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품2026년 1분기 매출전년 대비 변화의미
| 레파타 | 8억7,600만 달러 | +34% | 고지혈증·심혈관 분야의 핵심 성장 제품 |
| 이베니티 | 5억6,200만 달러 | +27% | 골다공증 분야 성장 |
| 테페자 | 4억9,000만 달러 | +29% | Horizon 인수로 확보한 희귀질환 핵심 제품 |
| 업리즈나 | 2억6,200만 달러 | +188% | 적응증 확대에 따른 급성장 |
| 임델트라 | 2억5,800만 달러 | +219% | 폐암 분야의 새로운 성장축 |
| 타브네오스 | 1억1,900만 달러 | +32% | 성장 중이지만 승인철회 위험 |
| 프롤리아 | 7억2,700만 달러 | -34% | 바이오시밀러 경쟁 본격화 |
| 엔브렐 | 3억2,000만 달러 | -37% | 가격 인하와 성숙 제품의 하락 |
| 엑스지바 | 4억1,100만 달러 | -27% | 바이오시밀러 경쟁 영향 |
프롤리아와 엑스지바는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경쟁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엔브렐은 미국 메디케어 약가 설정과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고 있다. 반면 레파타·테페자·업리즈나·임델트라가 기존 대형 제품의 감소를 메우고 있다. 이 흐름을 보면 타브네오스 논란이 현재로서는 암젠에게 매우 위험한 스토리는 아닐 수 있다. 암젠의 더 큰 과제는 오래된 대형 제품의 감소 속도보다 새로운 제품과 적응증의 증가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FDA 승인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후보 제품들>
① 테페자 피하주사형 — 가장 임박한 현실적 승인 후보
테페자는 갑상선 안병증 환자에게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치료제다. 암젠은 몸에 부착하는 장치를 이용해 피하에 투여하는 새로운 제형의 3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피하 주사형은 24주째 환자의 77%에서 눈 돌출이 일정 수준 이상 줄었고, 위약군에서는 19.6%가 같은 기준을 충족했다. 전체 안전성은 기존 정맥 주사형과 대체로 일치했다는 것이 암젠의 설명이다. 암젠의 테페자 피하주사형 3상 결과
다만 암젠은 아직 구체적인 FDA 신청 시점과 예상 결정일을 발표하지 않았다. Fierce Pharma에 따르면 회사 측도 승인 시기를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따라서 ‘곧 승인된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Fierce Pharma 분석
그래도 이미 승인된 약의 투여 방식을 편리하게 바꾸는 개발이고 3상 시험이 긍정적이어서, 공개된 암젠 파이프라인 가운데 비교적 현실적인 후속 승인 후보로 볼 수 있다.
② 마리타이드 — 가장 큰 상업적 기대작, 그러나 승인까지는 시간이 필요
마리타이드는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면서 GIP 수용체는 억제하는 비만 치료 후보물질이다. 기존 위고비나 젭바운드가 주 1회 투여되는 것과 달리, 암젠은 월 1회·8주 1회·분기 1회 투여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암젠은 비만,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심부전, 수면 무호흡증 등을 대상으로 여러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비만약을 사용하다 마리타이드로 바꾸는 시험과 체중 감량 유지시험도 시작했다. 암젠 2026년 1분기 파이프라인 현황
2026년 1월 암젠은 2상 연장 시험에서 월 1회 또는 더 긴 간격으로 투여해도 체중 감량이 상당 부분 유지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규모 3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FDA 허가 신청도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2026년의 승인 후보로 보는 것은 무리다. 주요 평가 시점은 202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의 마리타이드 분석
마리타이드가 성공하려면 단순한 체중 감량률 외에 다음을 입증해야 한다.
- 월 1회 또는 더 긴 투여 간격에서도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
- 메스꺼움·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으로 중단하는 비율이 낮은가.
-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가.
- 이미 시장을 선점한 젭바운드·위고비보다 환자가 체감할 장점이 있는가.
-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
③ 올파시란 — 유전적으로 높은 위험을 겨냥한 심혈관 후보
올파시란(olpasiran)은 간에서 지단백(a), 즉 Lp(a)가 만들어지는 것을 줄이는 RNA 기반 후보 물질이다. Lp(a)는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는 심혈관 위험 요인이지만 이를 직접 낮추는 승인 치료제는 아직 제한적이다. 암젠은 이미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재발을 줄이는 OCEAN(a)-Outcomes 3상 시험과, 아직 큰 심혈관 사건을 겪지 않은 고위험 환자의 첫 사건을 예방하는 OCEAN(a)-PreEvent 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암젠의 임상 파이프라인 설명
이 후보는 Lp(a) 수치를 얼마나 낮추는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심근 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실제 임상 사건을 줄였다는 결과가 중요하므로 승인 전망은 대규모 결과 시험에 달려 있다.
④ 임델트라·루마크라스·잘루리타미그 — 암 분야 확대
임델트라는 광범위 병기 소세포 폐암 환자를 위한 이중 특이성 T세포 연결 치료제다. 2025년 11월 미국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고 2026년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219% 증가했다. 암젠은 이를 더 이른 치료 단계와 병용 요법으로 확대하기 위한 여러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암젠의 임델트라 정식 승인 발표
전립선암 후보 잘루리타미그(xaluritamig)는 항암 치료 경험이 있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과 항암 치료 전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다만 임상 시험 단계이므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짚기는 어렵다.
루마크라스는 KRAS G12C 변이 암을 대상으로 대장암과 폐암의 초기 치료 단계까지 사용 범위를 넓히는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후보는 암젠이 기존 제품의 단순한 적응증 확대를 넘어 BiTE와 이중 특이성 치료제를 암 분야의 장기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⑤ 다조달리벱 — 쇼그렌병의 후기 단계 후보
암젠은 쇼그렌병을 대상으로 다조달리벱(dazodalibep)의 3상 시험 두 건을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는 두 시험이 2026년 하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시험 완료가 곧 승인 신청을 의미하지 않는다. 결과 분석, FDA와의 협의, 신청서 제출·접수 이후의 심사가 필요하므로 실제 승인 판단은 더 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파이프라인에는 중단 사례도 있다>
암젠의 파이프라인이 모두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회사는 MTAP 결손 암을 겨냥한 AMG 193의 추가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쇼그렌병 후보 AMG 329의 2상 시험은 사전에 정한 무용성 기준을 충족해 중단됐다. 피하 주사형 블린사이토의 일부 시험도 환자 등록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암젠 2026년 1분기 파이프라인 업데이트
Fierce Biotech는 2026년 7월 암젠이 전략적 우선 순위 조정을 이유로 약 40명을 감원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직원 규모와 비교하면 작은 숫자지만, 타브네오스 문제와 일부 파이프라인 정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Fierce Biotech 보도
<외부 기술 확보도 계속 — 다크블루 인수>
암젠은 자체 연구만이 아니라 인수를 통해 암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고 있다. 2026년 1월 영국의 다크블루 테라퓨틱스(Dark Blue Therapeutics)를 인수했다. 거래 규모는 향후 조건부 지급액을 포함해 최대 8억4,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다크블루의 핵심 후보는 특정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성장을 이끄는 단백질을 분해하도록 설계된 초기 단계 물질이다. 아직 후기 임상 시험이나 가까운 FDA 승인 후보는 아니지만, 암젠이 차세대 혈액암과 단백질 분해 기술을 장기 투자 분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새로 발생한 사이버 보안 문제>
암젠은 2026년 7월 말 제3자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에 저장된 자료에서 무단 접근을 발견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했다. 회사는 환자 건강 정보, 기밀 사업 정보, 지식 재산 및 연구 관련 자료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제품 공급, 제조, 금융 시스템에는 중대한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의약품 개발 자료와 환자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암젠의 SEC 8-K 보고서, 로이터 보도
이는 타브네오스의 임상 자료 논란과 직접 연결된 사건은 아니다. 다만 같은 시기에 임상 자료 신뢰성과 정보 보호 문제가 동시에 부각됐다는 점은 회사 평판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종합 전망]
암젠의 단기 사업 매출과 기업 이미지는 타브네오스 한 제품 때문에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레파타·테페자·업리즈나·임델트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회사 전체 매출과 현금 창출 능력도 견고하기 때문이다. 마리타이드가 성공하면 암젠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승인과 규제 신뢰성 측면에서는 타브네오스가 매우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현재로선 가장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FDA가 듀크대학 임상 연구소의 '독립적인 재분석'의 결과를 평가할 것인가에 있다. 암젠이 청문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면 미국 승인 철회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물론 청문이 허용되더라도 그것이 암젠의 승리를 뜻하지 않는다. 기존 임상 시험의 문제를 다툴 기회를 얻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암젠이 타브네오스를 지키려면 새 재분석이 기존 결과와 비슷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원래 분석이 실패한 이유, 환자 재판정의 정당성, 그 과정이 FDA에 공개되지 않은 이유, 심각한 간 손상까지 고려한 순수한 치료 이익을 모두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CHMP가 판매허가 취소를 권고했고 신규 환자 치료 중단까지 권고했다. 따라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이를 뒤집지 않는 한 유럽에서 철수해야만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만 승인을 유지하더라도 국제 규제기관 사이에서 상반된 판단을 받았다는 사실과 NEJM 논문 철회에 따른 불명예는 계속 따라다닐 수 있다.
결국 암젠의 향후 가치는 두 갈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타브네오스 논란을 과학적·법적으로 얼마나 투명하게 마무리하느냐다. 둘째는 테페자 피하주사형, 마리타이드, 올파시란, 임델트라의 초기 치료 확대, 잘루리타미그 같은 새로운 제품이 프롤리아·엑스지바·엔브렐의 감소분을 얼마나 빠르게 메우느냐다.
타브네오스는 암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제품이다. 하지만 FDA가 문제 삼은 사안의 성격을 고려하면, 회사의 규제 신뢰도를 판단하는 데에는 매출 비중보다 훨씬 큰 사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FDA JOURNAL 관련 기사: 2026년 6월 16일 암젠(Amgen), FDA에 정면 대결 통보, 이례적 충돌… “청문회(grant a hearing) 열어 달라. 자료는 독립 기관인 듀크(Duke) 대학이 눈가림(blinded) 검사를 거쳐 제출한다. 타브네오스(Tavneos)는 위험보다 이점이 크므로 승인돼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이레사(Iressa)처럼 승리할까, 아니면 코비스 제약(Covis Pharma)의 마케나(Makena)처럼 퇴출될까(https://fdajournal.com/amgen-fda-request-grant-a-hearing-astrazeneca-covis-conducted-by-duke-clinical-research-institute/)